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6월 5일,
전용기 한 대가 서울 김포공항에 내렸습니다.
탑승객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이자 지금 전 세계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인물입니다.
7개월 만의 방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문은 달랐습니다.
별도의 행사 없이 오직 한국 파트너사들만을 위한 순수 사업 목적 방문이었습니다.
회동이 예정된 국내 기업만 9곳이 넘었습니다.
왜 젠슨 황은 이렇게 자주 한국을 찾는 것일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독보적 기술이 있다는 것은 세계 재계 1위도 찾아오게 만든다.

1. 젠슨 황이 입국하며 한 말
김포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젠슨 황은 이렇게 답했다.
한국의 파트너들은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번 방문은 파트너들에게 감사하고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는 놀라운 한 해였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리고 한국의 유망 산업으로 로보틱스를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제조 기술과 메카트로닉스,
AI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다.
이 기술들의 결합은 로보틱스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한국이 AI와 로보틱스에 투자할 훌륭한 기회를 갖고 있다.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다.
한국이 왜 그에게 중요한지를 정확하게 짚은 발언이다.
2. 한국에 반도체가 있다
젠슨 황이 한국을 찾는 첫 번째 이유는 단순하다.
엔비디아 GPU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HBM이라고 불리는 고대역폭 메모리가 그것이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안에는 반드시 HBM이 들어간다.
그리고 전 세계 HBM의 대부분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만든다.
쉽게 말하면
젠슨 황이 아무리 뛰어난 GPU를 설계해도 한국 반도체가 없으면 만들 수 없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 온다
.
대만 타이베이 GTC 행사 기간에도 젠슨 황은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을 먼저 찾아갔다.
한국 기업들을 위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를 사상 최초로 열었다.
반도체 동맹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신호였다.
3. 한국에 로봇이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로보틱스다.
젠슨 황은 요즘 피지컬 AI라는 개념을 자주 말한다.
디지털 세계에서 작동하는 AI를 넘어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움직이는 AI다.
로봇이 공장에서 일하고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물류 창고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 피지컬 AI를 구현하려면 로봇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은 제조 강국이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산업용 협동로봇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젠슨 황의 장녀 매디슨 황이
이번 방한 전 두산로보틱스 연구센터를 먼저 방문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로봇 생태계에서 한국이 핵심 파트너가 될 가능성을 미리 살펴본 것이다.
4. 한국에 게임과 가상공간이 있다
세 번째 이유가 흥미롭다.
게임이다.
젠슨 황이 입국 후 첫 일정으로 찾은 곳이 T1 베이스캠프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황제 페이커를 만났다.
왜 세계 최고의 반도체 CEO가 프로게이머를 제일 먼저 만나는가.
답은 데이터에 있다.
젠슨 황은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데 가장 어려운 과제로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로봇이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려면 수억 개의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 데이터를 게임 엔진으로 만들 수 있다.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같은 한국 게임사들과의 회동이 예정된 이유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AI 학습 데이터의 공장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네이버 1784 사옥 방문도 같은 맥락이다.
로봇 친화형으로 설계된 네이버 신사옥은 로봇이 사람과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엔비디아가 구현하려는 피지컬 AI의 실제 테스트베드다.
[표 1]
| 구분 | 기업 | 협력 분야 | 역할 |
| 반도체 | SK하이닉스 | HBM4 메모리 | 엔비디아 GPU 핵심 부품 공급 |
| 반도체 | 삼성전자 | HBM4 반도체 | GPU 부품 공급 경쟁 및 협력 |
| 로봇 | 현대차 | 피지컬 AI 로봇 |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 기술 |
| 로봇 | 두산로보틱스 | 협동로봇 | 산업용 로봇 생태계 |
| 플랫폼 | 네이버 | 가상공간 로봇 인프라 | 로봇 친화형 빌딩 1784 |
| 게임 | 크래프톤 | 피지컬 AI 데이터 | 게임 엔진으로 AI 학습 데이터 생성 |
| 게임 | 엔씨소프트 | 가상 시뮬레이션 | AI 훈련 가상 환경 구축 |
| 전력 | LG | 로봇 부품 인프라 | AI 생태계 전력 및 부품 공급 |
삼겹살과 소주의 의미
첫날 저녁 홍대 삼겹살집.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4인이 삼겹살을 구우며 젠슨 황과 마주 앉은 것이다.
이 장면이 상징하는 것이 있다.
젠슨 황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LG, 현대차, 네이버 등 나의 친구들이 모두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이 잘 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
내년에는 4개의 새로운 제품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매우 바빠질 것이다."
친구라는 단어를 썼다.
이것은 단순한 거래 관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AI 시대의 동맹을 선언한 것이다.
마무리
젠슨 황이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것은
단순한 감사 방문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 아는 것을 풀어서
젠슨 황이 만난 기업들을 나열하다보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됩니다.
반도체, 로봇, 게임, 플랫폼, 전력.
서로 다른 분야 같지만 사실,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지컬 AI입니다.
디지털 세계를 넘어 실제 현실에서 움직이는 AI.
공장에서 일하고 병원에서 돌보고 도로를 달리는 AI.
젠슨 황은,
그 세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퍼즐 조각들을 한국에서 하나씩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피지컬 AI 시대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선언이었고
그 선두에 모든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한국에서 한국 기업들과 함께 세우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가 삼겹살을 먹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바빠질 것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한국 기업들에게 던지는 숙제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그 초대에 어떻게 응답하느냐가 앞으로 10년을 결정할 것입니다.
다음 리포트에서는
젠슨 황이 만난 한국 기업들이 각자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그 기술이 피지컬 AI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리포트에서는
이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지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이상,
리포터 라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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