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내내 미디어와 AI 결합에 대한 이슈가 도처에서 들썩였다.
나 역시 이 공간에서 몇차례 그 파동을 다루었으나
어제(23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인 신년 인사회'에서 목격 된 장면은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긴장감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제 논의는 단순히 '기술의 도입'을 넘어, 80년 체제의 낡은 규제를 파괴하고
그 자리에 어떤 '경제적 보상 체계'를 세울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전장으로 옮겨갔다.
1. 80년 규제 철폐와 비대칭적 경쟁 환경의 재편
방통위가 공식화한 '비대칭 규제 타파'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간소화가 아니다.
이는 지상파와 케이블이라는 전통적 매체에 채워졌던 낡은 족쇄를 풀어,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
동일한 선상에서 생존 게임을 허용하겠다는 국가적 선언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이 차가운 이성 뒤에는 거대한 역설이 존재한다.
규제가 풀린 자리에 들어서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AI 기업들의 데이터 포식 행위이기 때문이다.
어제 방송사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규제 완화를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2. 데이터 주권과 소버린 AI: 약탈적 학습에 대한 방어 기제
어제 논의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소버린(Sovereign) AI', 즉 데이터 주권이다.
우리가 무심코 생산하는 영상과 텍스트가
거대 언어 모델(LLM)의 학습 재료로 무단 활용되는 작금의 상황은 창작자의 권리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철저히 사무적 이성으로 묻는다.
과연 기술의 진보를 명분 삼아 타인의 지적 자산을 무상으로 취득하려는 시도가 법적·윤리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가.
어제의 인사회에서 제기된 '멀티모달 AI에 대한 저작권 가이드라인' 요구는
이러한 약탈적 구조에 대한 정당한 방어 기제의 시작이다.
3. 지능형 미디어 시대, 창작자의 실전적 생존 전략
이제 미디어는,
단순히 보여주는 매체를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생성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격변기에서 창작자가 취해야 할 태도는 명확하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1차원적 기록을 넘어,
AI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구조적 통찰'과 '고유한 해석'을 문장 사이에 단단히 박아 넣어야 한다.
매일매일 1,800자 이상의 글을 작성하는 나의 지속적인 이 행위도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다,
이는 나만의 데이터 주권을 선언하는 행위이자,
사유의 결과물을 디지털 자산으로 구축하려는 고도의 전략적 공정이다.

결론: 파문을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소유한다
한 달 내내 이어진 AI 담론이 '데이터 주권'이라는 뻔한 구호를 넘어,
이제는 "누가 내 밥그릇을 지킬 것인가"라는 처절한 실존의 문제로 진입했음을 느껴진다.
요즘 핫한 에이전트 젠스파크 같은 결과물을 자동 생성하는 편리한 도구들이
우리의 시간을 줄여주고 눈과 귀를 즐겁게 할 때,
그 이면에서는
우리와 같은 창작자들이 공들여 쌓아온 텍스트와 영상이 '무료 식사'로 제공되고 있었던 셈이랄까.
사무적 이성으로 판단할 때,
어제(23일) 방송사 사장들이 작정하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다.
이것은 '지적 자산의 요새화'를 향한 선전포고 같다.
그렇다면
어제의 선언으로 인해 미디어 생태계의 담장은 무너졌고,
이제 광활한 평원에서의 생존 게임이 시작되었다면...
국가가 제도를 정비하고 기업이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동안,
개인 창작자는 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논리적 성벽을 더 높이 쌓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AI를 고도화시키는 도구가 될지
아니면 끝까지 나만의 영토로 남을지는,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보상 체계'의 향방을 따라 갈 것이므로
이 논쟁들을 늘, 귀추를 곤두 세우고 들을 것 같으며 무시할 수가 없게 되었다.
70세를 앞두고 매일 1,800자의 글을 남기자 작정한 나의 행위가 물론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이긴 하지만
편리함이라는 사탕발림에 속아
내 자산의 지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차가운 경각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오늘 아침 다시금 경각심을 세워본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화려한 기술의 수사 뒤에 숨겨진 차가운 자본의 논리를 읽어내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이 글을 통해 도달해야 할 유일한 이성적 결론이다.
어쨋든 글이 좋아 글을 쓰는 나는
이 거대한 흐름에 휩쓸리지는 않아야겠다.
다만,
기술의 도구가 아닌 기술을 부리는 주인으로서 나의 디지털 자산을 끝까지 수호할 것임을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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