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리포터 라태입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아침,
여러분의 스마트폰 홈 화면을 잠시 바라봐 주십시오.
빼곡하게 박힌 앱 아이콘들 사이를 유영하며 필요한 정보를 찾던 우리의 일상이,
어쩌면 오늘을 기점으로 서서히 '유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이번 주 우리는 삼성의 초연결 하드웨어와 애플·구글의 지능형 동맹을 다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가 가리키는 종착지는 결국 하나입니다.
바로 '앱이 필요 없는 세상'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잃어버릴지도 모를 '사고의 근력'에 대해 심층적으로 짚어보려 합니다.

1. 포스트 앱(Post-App) 시대의 도래: 'LPM'의 실체와 구동
2026년 현재,
글로벌 테크 지형은 단순히'말을 잘하는 AI'를 넘어 '대신 실행하는 AI'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이른바 'LPM(거대 프로세스 모델, Large Process Model)'의 등장이다.
기존의 LLM(거대 언어 모델)이 텍스트로 답을 내놓는 비서였다면,
LPM은 스마트폰 내 모든 앱의 API를 직접 제어하고 실행하는 '실천적 에이전트'다.
실제로 이번 달 배포를 시작한 iOS 26.4와 안드로이드 16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는
혁신적인 '인-앱 액션(In-App Action)'을 경험하고 있다.
사용자가,
"내일 제주도 출장 일정에 맞춰 숙소를 예약하고, 도착 시간에 맞춰 렌터카를 불러줘"라고 말하는 순간,
AI는 숙박 앱이나 이동 수단 앱을 사용자가 직접 켤 필요 없이 백그라운드에서 결제까지 완료한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앱 설치-실행-비교-결제'라는 사용자 여정(User Journey) 자체가 붕괴되고,
모든 서비스가 AI라는 단일 창구로 수렴되는 '앱의 종말'이 시작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더 이상 앱의 이름을 기억할 필요도,
복잡한 UI를 익힐 필요도 없다.
오직 자신의 '의도'를 AI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기술은 투명해졌고,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되었다.
2. 플랫폼 권력의 이동: AEO 전쟁과 알고리즘의 배급제
이러한 인터페이스의 혁명은
글로벌 이커머스와 마케팅 시장에 공포에 가까운 충격을 주고 있다.
기존 플랫폼 기업들의 핵심 지표였던 '앱 체류 시간'과 '실행 횟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AI 에이전트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앱 화면을 볼 기회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SEO(검색 엔진 최적화)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고,
AI 에이전트가 추천하는
'단 하나의 결과값'에 선택받기 위한 AEO(AI 에이전트 최적화, Answer Engine Optimization) 전쟁이 발발했다.
AI는 더 이상 광고비를 많이 낸 브랜드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
데이터가,
얼마나 기계가 읽기 좋게 구조화되어 있는지(Schema),
그리고 디지털 권위(Authority)가 얼마나 높은지를 기준으로 서비스를 '배급'한다.
이것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거대 자본이 AI 알고리즘의 기준을 선점하여 시장 독점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쌓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배급해 주는 결과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위치로 격하될 수 있는 구도가 된 것이다.
3. '완벽한 집사'의 친절과 사라진 라태 청년의 야성
여기서 우리는,
저번주 '일요우화'에서 다뤘던 '고장 난 커피머신과 완벽한 집사'의 비유를 상기해야 한다.
우화 속 완벽한 집사는
모든 것을 대신해줌으로써 인간을 안락함의 늪에 빠뜨리고,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근력을 퇴화시켰다.
오직 '라태 청년'만이,
기계의 결함을 직시하고 스스로 도구를 들어 고장 난 커피머신을 고치려 했다.
지금의 AI 에이전트는 바로 그 '완벽한 집사'의 완성형이다.
사용자가 앱을 열고, 고민하고, 선택하는 모든 고통(Pains)을 제거해준다는 명목하에,
AI는 우리의 '실행 주권'을 잠식하고 있다.
만약 AI가,
편향된 알고리즘이나 오염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내놓더라도,
이미 스스로 탐색하고 검증하는 법을 잊은 대중은
기계가 내놓은 '썩은 커피'를 최적의 제안이라 믿으며 마시게 될 것이다.
편리함은 무력함의 다른 이름이며,
알고리즘의 지배는 곧 선택의 야성을 거세하는 과정이다.
라태 청년이 손을 더럽히며 기계 내부를 들여다 보았던 그 '불편한 의지'가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는,
기술의 주인인가 아니면 잘 관리되는 사육 대상인가를 자문해야 한다.
4. 삼성과 애플의 보안 전략: '프라이빗 AI'와 데이터 주권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위치, 결제 수단,
심지어 대화의 맥락까지 실시간으로 읽게 되면서 보안은
더 이상 부가 기능이 아닌 생존의 핵심 가치가 되었다.
애플은 구글의 제미나이 엔진을 활용하면서도,
사용자의 개인 식별 데이터는 반드시 기기 내부의 보안 영역에서만 처리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S26의 엑시노스 2600에 탑재된 독자 NPU를 통해,
외부 서버 연결 없이도 작동하는 '풀 온디바이스(Full On-device) AI' 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는
"내 비서가 나를 위해 일하지만, 나의 비밀을 외부의 거대 기업에 발설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담보하기 위함이다.
결국 2026년 AI 전쟁의 최후 승자는 화려한 '기능'을 뽐내는 자가 아니라,
사용자의 '데이터 주권'을 온전히 보호하고 증명하는 자가 될 것이다.
마무리
기술의 진보는 우리에게 시간이라는 선물을 주었지만,
동시에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무게'를 덜어내고 있습니다.
일요우화 속 라태 청년이 고장 난 커피머신을 끝까지 고치려 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편리함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질문하는 야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완벽한 집사가 내주는 커피 한 잔의 편안함 뒤에 숨겨진 알고리즘의 의도를 읽어내는 힘,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남겨진 마지막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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